아쉬움 그래도 희망!

여러분의 2024년은 어떠셨나요? 

한국WWF는 10주년을 맞아 어느 해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열심히 한 만큼 올해는 특히나 아쉬운 것도 감사한 것도 많았던 1년이었는데요. 

길고 더웠던 여름을 지나 어수선한 연말을 정리하는 지금. 

부족하고 안타깝지만 멈출 수 없기에 “아쉬움”과 “희망”이라는 제목을 달고 1년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1년간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시고, 공감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2025년 부터는 ‘판다뉴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남은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60여 년이 넘는 WWF의 역사에서, 2024년, 한국WWF는 10살이 되었습니다. 한국WWF는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를 다짐했는데요, WWF는 한국에서 10년 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해 왔습니다. 지구촌 불끄기 캠페인 Earth Hour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시민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고, 국내 기업들의 변화를 위한 SBTi*, CoREi**, PACT*** 등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소개하고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시장변화를 리드하였습니다. 지구생명보고서, SUSBA, SUSREG**** 등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 보고서를 발행하여 과학을 기반으로 한 WWF의 활동을 뒷받침 하였구요. 

하지만 강산도 변한다는 지난 10년간, 지구의 건강은 더욱 나빠졌고 WWF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WWF는 앞으로 1. 전 세계 자연보호구역 30% 확대에 기여하고, 2.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감축을 이끌어 내며 3.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이끄는 자연보전 기관으로서의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강화할 것을 약속합니다.

*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 제한 달성을 위해 WWF, 탄소공개 프로젝트 (CDP),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세계 자원 연구소(WRI) 가 함께 설립하여 기업들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이니셔티브 

**CoREi (Corporate Renewable Energy Initiative,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 : 기업의 자발적 재생에너지 전환 선언과 그에 따른 목표 수립 및 이행을 지원하는 이니셔티브로 WWF,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UNGC),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함께합니다.   

*** PACT(Plastic ACTion) : WWF가 주도하는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 선언 이니셔티브

****SUSBA (Sustainable Banking Assessment, 은행 부문 지속가능금융 평가), SUSREG (An assessment of Sustainable Financial Regulations and Central Bank Activities, 금융 규재 기관과 중앙은행의 지속가능성 활동 평가) 

올해 여름은 특히 덥고 길었죠. 그리고 11월까지 반팔을 입고 다니다 폭설을 맞은 것도 기억하실 텐데요. 

세계기상기구(WMO)의 ‘2024년 전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4℃ 올라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를 1년 만에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015년 COP 21에서 체결된 파리협정은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2℃ 이하, 더 나아가 1.5℃ 이하로 억제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점점 걱정이 됩니다. 지난 11월 뉴스레터에서 소개했습니다만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9차 당사국총회(UNFCCC COP29)에서도 산유국들의 로비로 화석연료 퇴출의 진전은 없었죠. 

더워지는 지구 안의 동식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지난 10월에 발표한 WWF의 ‘지구생명보고서’ 에 따르면 척추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1970년에 비교하여 73%가 줄어들었음이 밝혀졌어요. 개체군 규모의 감소는 개별 동물의 개체수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의 풍요도, 유전의 다양성 등 생태계 전반이 위협에 처해 있음을 의미합니다. 생태계의 붕괴는 최대 탄소 저장소인 자연 파괴와 맞물려 기후위기가 가속화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지난 10월에 개최된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6)도 재정 확보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되었습니다. 

WWF를 비롯한 국제 환경 NGO들이 INC-5 협상 중반, 야심찬 협약 성안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11월에 부산에서 열린 제5차 플라스틱오염 종식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에서도 결과를 내지 못한 채 내년 INC-5.2로 논의를 연장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과 가장 깊은 해구, 모든 지구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플라스틱 오염이 생태계와 인간에게 악영향을 주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참가국들은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 등 복잡한 이해관계로 결국엔 협약 체결 합의에 이르지 못했죠. 2022년부터 5차례 진행된 회의 기간 중에도 8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었고, 그 중 3천만 톤 이상이 바다로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언제까지 인간의 욕심이 하나뿐인 지구보다 소중하게 여겨질지, 무엇보다 아쉽고 안타까운 결과였습니다.

세계 각국은 2020년부터 5년마다 새로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보고해야 합니다. 파리협정을 보완하기 위해 목표를 재수정하여 제출하는 것인데요, 내년 2월 한국 정부도 NDC를 수정해 제출할 예정입니다. 특히 지난 8월, 헌법재판소가 ‘기후위기 헌법소원’ 일부 헌법 불합치 판결을 하면서 이를  반영한 NDC가 기대되고 있는데요, 새로운 정부의 NDC 전략이 야심차고 효과적이게 준비되도록 WWF는 계속해서 분석하고 제안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지난 12월 16일, 환경부가 주최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 1차년도 이행현황’ 민관 합동 설명회도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자리였어요. 부족함이 있지만 일선에서 노력하는 국립생물자원관 등 정부기관의 이행 현황 보고와 비판과 함께 실질적 제안을 함께 한 학계, 언론, 시민단체 등 많은 분들이 열띠게 참여하고 논의했습니다. 국가생물다양성이행전략 (NBSAP) 실행에 민간의 참여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부응하여 WWF도 국립공원공단 등과 추진하고 있는 애니스테이(국내멸종위기종 서식지보전사업), 플라스틱 오염제로 등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이행 점검 강화 방안 발표에 인용된 WWF의 NBSAP 트래커

👉각국의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을 평가하는 NBSAP 트래커 자세히 보기 🔍📚

또한 2026년부터 시행되는 기후공시 의무화에 많은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해요. 지난 12월 6일 WWF가 한국시티은행과 개최한 기후행동라운드테이블(CART)이 지속가능성 기후공시 기준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원 제공을 위해 열렸어요. 70여 명이 넘는 기업인들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및 KSSB(한국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수립현황’과 ‘국내 기업 사례’ 를 관심있게 경청하고 실무적인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2024 기후행동 라운드테이블 (CART)

무엇보다, 함께 목소리를 내 주시고 후원에 동참해 주신 여러분이 있기에 저희는 희망을 다시 한번 이야기합니다. 항상 WWF와 환경 문제에 귀 기울여 주시고 '좋아요'와 '구독'으로 응원해 주시는 서포터즈 분들, 어스아워 다크히어로에 새롭게 합류한 2,000여 명의 히어로 분들, 한국WWF의 10주년을 축하하며 함께해 주시고 새롭게 힘을 보태 주신 후원회원 분들과 기업 파트너들, 지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해 서명해 주신 3,500여 명의 시민분과 행진을 같이 하고, 세미나에 참가해 주신 수많은 여러분. 그리고 지금도 아름다운 지구 보전에 동참해 주시고 계시는 리빙플래닛 기부자 여러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WWF는 여러분의 기대와 바람에 걸맞게, 2025년은 더욱 더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사는 지구를 위해 힘을 내겠습니다. 희망을 잃지 않는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구를 지키는 힘, WW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