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 그리고 바다

폭염과 폭우에 모두 안녕하신가요? 

그런데 이번 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고 해요. 

지구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내년의 여름은 올해보다 더울테고, 내후년의 여름은 더 더워질테니 이번 여름이 미래의 어떤 여름보다 시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장마가 마무리되면 산으로 바다로 본격적으로 피서를 떠나실텐데요, 그런데 시원해야 할 바다도 수온이 점점 올라가 바다 생물들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요. 기후위기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생태계가 몸살을 앓는 만큼 바닷속 사정도 심각한데요. 오늘은 더워진 지구로 인해 바다가 겪고 있는 문제와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해요.

바다는 지구의 표면의 70%를 덮고 있어요. 푸른 지구의 상징 바다는 지구 초과 열의 90%를 흡수하죠. 또 바다와 해양 생물들은 지구 전체의 산소(O₂) 중 절반 가까이를 만들어내고, 공기중 탄소의 약 23%를 흡수합니다. 기후위기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높아지고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바다의 온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1900년대 이후 전세계 해수면에서 수심 700m 까지의 온도는 평균적으로 0.88℃ 상승*했다고 합니다. 

* IPCC 6차 보고서 

바다가 태양열을 받아 발생한 수증기가 대기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 구름이 생겨나요. 바다가 뜨거워질수록 수증기의 발생이 증가하게 되는데 무거워진 구름은 많은 비를 뿌리게 됩니다. 또한 많은 수증기는 열대성 저기압이 더욱 크고 강력한 태풍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됩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더 강력한 슈퍼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에요.

열대성 저기압은 이름 그대로 수온이 높은 적도 부근에서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점점 발생 지역이 중위도까지 확대되고 있어요. 중위도 지역의 바닷물이 적도 만큼 뜨거워졌기 때문이죠. 지난 2020년 포르투갈에서는 과학자들의 주목을 끄는 일이 발생했어요. 처음으로 포르투갈에 태풍이 상륙한 것이지요. 지리적 특성상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태풍이 자주 상륙하지만, 같은 중위도에 위치한 유럽 포르투갈은 태풍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북반구 중위도는 뉴욕, 베이징, 도쿄 등 대도시가 위치하는 전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살고 있는 지역이에요. 만약 이 지역이 열대 저기압의 공격을 자주 받는다면 그 피해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해요.

IPCC도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이 지구 온난화에 따라 전 세계적 규모로 발생할 것’ 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해수면의 온도가 매우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현상을 ‘해양열파 (Marine heatwaves)’ 라고 합니다. 해양열파는 1980년대 이후 두배로 증가했는데요, 점점 강해지고 길어져 해양생태계에 여러 영향을 주고 있어요. 

그중 수온에 가장 취약한 생물은 바로 ‘산호’입니다. 

지난 세기동안 우리는 이미 절반 가량의 산호를 잃었어요. 산호가 사라진데에는 사람들의 서식지 파괴나 오염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수온의 상승입니다. 산호는 수온이 1.5도 올라가면 70~90%가 사라지며, 2도 상승하면 99% 이상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 2022 지구생명보고서 

지난 3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Great Barrier Reef) 산호 군락지의 백화현상*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카리브해나 미국 플로리다와 달리 해양열파에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었던 호주에서도 대규모의 백화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WWF 호주본부는 심한 우려를 표명하였어요.

*백화현상 : 수온상승 등의 원인으로 산호가 산호의 폴립에서 광합성을 하며 살아가는 공생관계인 조류를 방출하면서 하얗게 변하는 현상. 조류는 산호가 섭취하는 영양분의 90%를 제공하는데, 조류의 방출로 산호는 영양분 공급이 중단되어 폐사에 이르게 된다. 

산호는 바다의 0.1%도 되지 않은 면적을 차지하지만 해양 생물의 25% 이상의 서식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산호의 파괴는 바다 생태계에 붕괴에 직접적인 영향이 될 수 있어요. 해일 등의 재해에도 산호는 방파제 역할을 해주죠. 어업과 관광산업으로 산호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약 8억 5천 만명으로 추정됩니다.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사람들의 생존 수단을 위협하고 있어요.

동해에서 참치가 잡힌다는 소식, 들어 보셨나요?

아열대성 어종인 참치는 일정한 서식지를 두지 않고 주기적으로 이동합니다. 주로 태평양의 온대, 열대 바다에서 서식하는데 최근 동해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동해안에서도 흔히 잡히게 된 것이에요. 

산호와 다르게, 물고기들은 해수온에 따라 각자 서식하기 적합한 지역으로 이동하며 생존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5년간 (1968~2022) 국내 해역 연평균 표층 수온 상승률은 약 1.36℃ 입니다. 이는 지구 전체의 평균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데요, 특히 동해는 1.82℃ 로 가장 많이 올랐어요.

때문에 한류와 난류가 만나 풍부한 어종을 자랑하던 동해의 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극감하였어요.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이자 우리나라의 대표 생선이었던 명태는 전혀 잡히지 않아 전량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황태는 러시아산 명태를 한국에서 건조한 것입니다) 도루묵도 80%이상 줄어들었어요. 대신 제주도산이 유명한 ‘방어’가 동해까지 올라왔고,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인 멸치의 어획은 남해에서 서해 동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참치가 잡히면 참치를 먹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급격한 생태환경 변화로 연안의 어종 전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에요. 여기에 바다의 산성화*도 어패류가 줄어드는데 한 몫 하죠. 우리나라 어업 생산량은 1980년대 152만톤을 정점으로 계속 떨어져 2023년에는 95만톤으로 줄어들었다고 해요. 

피해는 양식업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요, 지난 10년간 양식업의 피해액은 1,392억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전체 피해액 중 89%가 고수온에 의한 폐사 등이 원인이라고 해요. 특히 바닷물이 차가워질 때부터 수온이 올라가기 전까지 수확하는 ‘김’은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2023년 대비 생산량이 15%나 줄었다고 하네요. 

 * 약알칼리성을 띠는 바다가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pH가 낮아지는 현상 

 ** 최근 10년간 수온 변화 및 이상기후로 인한 양식업 피해 현황 (2012~2021), 해양수산부

자연은 모두 연결되어 있기에, 기후위기가 바다 수온 상승과 이어지는 것처럼, 바다의 생태계가 되살아나면 대기의 탄소와 열을 흡수하는 바다의 기능이 되살아나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바다가 자정 능력을 되찾고, 우리가 건강한 바다로부터 계속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양 보호 구역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전 세계 해양의 약 8%만이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WWF는 2030년까지 지구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 결과, 2023년 3월, UN 글로벌 해양조약이 체결되어 바다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최초로 마련되었어요!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공해* 에서는 어업 등 인간활동이 제한되어 자연스럽게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나 산호초 같은 바다 생물들을 보호할 수 있게 돼요. 또 각국 정부가 바다 자원과 관련된 정보와 기술을 서로 공유하여 해양 환경을 보호할 수 있게 됩니다.

*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바다

이제 이 약속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여러분의 힘이 필요해요. 먼저, 위기에 처한 바다와 해양 생물들의 이야기를 주변에 알려주세요.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관심을 표명할 수록 해양보호구역 확대의 목소리에 힘이 생깁니다.

WWF는 바다와 산호초를 비롯한 해양 생물들을 지키고 보호 구역 확대를 위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해 주실 거죠?

Together possi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