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기후위기가 기업에게도 위기인걸 아시나요?

기후 공시, 왜 필요할까?

2024. 6. 27.

기후위기가 기업에게도 위기라고?

6월의 열대야.

에어컨은 참고 참아서 7월에 틀어야지 결심했지만 열대야에는 버티기 힘들었어요. 그런데 6월 열대야는 벌써 3년째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하네요.

대구는 5월에 이미 30도를 넘기 시작했고, 전국 대부분이 6월부터 30도를 넘어서 매달 매년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 중입니다. 동남아시아는 4월부터 40도 이상이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메카로 성지순례를 온 순례자들이 더위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아직 6월인데...

우리의 우려와 노력에도 폭염, 홍수, 가뭄, 한파 등 이상기후는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심화하여 나타나고 있어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자연과 밀접히 연관되어 살아가는 - 해수면이 낮은 섬나라 사람들, 북극곰 등 극지방 동식물들 등 -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커다란 리스크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오늘의 주요 내용

✅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의 피해

✅ 기후 리스크 대응을 위한 기후공시 의무화

✅ 기후공시의 기준, TCFD

✅ 미래를 바꾸는 것은 우리 모두의 힘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의 피해

기온상승과 가뭄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산불은 빈번하고 강력하며 큰 규모로 발생하고 있어요. 2019년에는 ‘블랙서머’ 라 불리는 호주의 사상 최악의 산불은 1년간 지속되었고, 우리나라도 매년 대규모의 산불로 고목과 문화재 등이 소실되고 있지요. 거대한 불길은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탄소 흡수원인 산림을 삼켜버려 온난화를 가속화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2017년과 2018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산불은 서울시 면적의 33배에 달하는 산림을 삼키고 수천 명 이상의 사상자를 발생시켰어요. PG&E (Pacific Gas and Electric Company) 라는 전력공급 회사의 장비에서 발화된 불씨가 산불의 원인으로 확인되었어요. 결국 PG&E는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받아 2019년 파산 보호를 신청하였어요. 자연재해로 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 셈이죠.

반대로 강추위로 피해를 본 사례도 있어요. 미국 텍사스주는 2021년 겨울폭풍으로 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졌어요. 평균 기온이 5~15도를 유지하던 곳에 닥친 한파는 정전과 단수 피해로 이어져 현지의 삼성 반도체 오스틴 공장은 1달 반이나 조업을 멈추게 되었죠. 같은 시기 대만의 TSMC는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생산이 감소했고요. 반도체 공급난은 자동차 생산 중단으로 이어져 관련 기업들의 피해로 확대 되었어요.

특히 식품 관련 기업들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요. 브라질과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생산 국가에서는 예상치 못한 가뭄과 서리가 커피 수확량을 감소시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코코아의 주요 생산국인 가나는 이상기후와 기후변화로 인한 바이러스 (팽창병, CSSVD) 감염으로 코코아 수확량의 15~50%가 감소, 코코아 가격이 1년 만에 3배 급등했습니다. 이렇게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원자재의 비용과 가용성에 영향을 미쳐 식품 기업들에게 영향을 주었어요.

출처 : 경향신문

기후 리스크 대응을 위한 기후공시 의무화

기후위기로 인한 기업들의 리스크는 기업의 수익, 재무건전성, 자산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특히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금융 재무관계로 얽혀 있는 기업의 기후대응 정도에 따라 직접적으로 금전적 손실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리스크 추정 및 대응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예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는 금융회사의 예상치 못한 생명보험, 손해보험의 배상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어요.) 앞서 삼성 반도체 오스틴 공장은 한파로 인한 재산피해와 사업손실로 인한 손해를 미국 기업 보험사 FM 글로벌을 상대로 4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어요. 하지만 FM 글로벌은 1억2천6백만 달러만 지급하여 아직 법적 분쟁중에 있어요. 이 소송의 결과는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보험 지급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에요.

기후위기로 인해 자연재해는 더욱더 빈번해지고 있기에 금융기관들은 기업들에게 기후 변화 관련 위험 및 기회 공개를 강제하는 ‘기후 공시’를 의무적으로 요청하고 있어요. 상장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재무 상태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제활동이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기후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받고,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공개해야 하는 것이에요. 재무 공시를 통하여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고, 주식 가치를 판단하며 투자 위험을 관리하는데, 기후 대응도 기업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며 투자 위험을 관리하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는 것이지요. 기업의 기후 리스크에 대한 대응은 사회적 책임 활동뿐 아니라 기업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주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후공시의 기준, TCFD

최근 몇년 사이에 ESG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부상했어요. 2022년 기준 국내 기업의 ESG 보고서 발간 건수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222건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세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후 위기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대응을 강조하는 국제사회의 추세에 따라 환경 부문, 기후 관련 정보 공시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어요. 하지만 ESG를 비롯한 기후 관련 공시는 많은 공시 기준안들이 시장에 공개된 상태이며 탄소 배출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어렵고 기후변화의 장기적 영향을 예측하고 보고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요.

그래서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무 정보 공개에 특화된 공시기준을 제정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TCFD입니다.

TCFD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 포스) 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무 정보 공개 방안을 마련하여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정보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TCFD를 지지하는 국가는 총 103개국으로 이중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 국가는 TCFD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기후 공시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2024년도 회계연도 부터 표준화를 시행할 예정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여기에 최근에는 ‘자연자본**’ 에 대한 공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후 공시 의무화*를 2025년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간단하지 않은 공시 요구 수준과 기업들의 준비 부족으로 2026년으로 연장이 되었어요. WWF는 이에 맞추어 기후 공시에 대한 설명과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어요. 국내외 기업들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위험을 어떻게 식별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 재무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많은 사례가 포함되어 있답니다.

*우리나라는 ‘ESG 공시’ 에 ‘기후공시’ 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자연자본은 자연이 제공하는 모든 생물학적 자산과 생태계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여러분은 WWF가 발간한 보고서를 참고해 주세요⬇️

🌍📚 기후위기에 대한 기업의 기후 리스크 및 대응방안 1,2

미래를 바꾸는 것은 우리 모두의 힘

우리는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의 가치를 자연과 그 서비스로부터 창출하며 생활하고 있어요.*

가물고 덥고 폭우가 쏟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사과값이 비싸지고 전기세가 오르고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는 것도 모두 기후위기와 관련이 되어 있어요. 당장에 어렵고 비싸더라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에는 큰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총이익은 리스크 발생 후의 처리 비용보다 클 것이라고 세계 석학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먼저 대응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변화는 기업이나 투자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기업이 탄소 배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빠르게 기후 공시를 의무화하고, 기업은 장기적이고 전사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기업이 올바르게 대응하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합니다. 기업이 ESG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지, 내용은 충실한지, 탄소 감축에 대한 로드맵이 있는지 살펴보고 현명하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기후위기를 준비한 기업에 투자할 때, 우리는 우리의 자산 뿐 아니라, 미래를 지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