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가 의미하는 것

덜컥 찬바람이 불어오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늘은 높아지는 것 같은데, 기온은 25도를 훌쩍 넘는 늦여름 날씨었죠. 우리나라 가을은 정말 깨끗하고 상쾌하고 아름다운데, 단풍이 채 물들기 전에 갑자기 겨울이 오는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기후와 생태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죠. 기후가 변하면 생태계도 그에 맞추어 적응을 해요. 그런데 기후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서 생태계의 적응 속도를 넘어서고 있어요. 그리고 인간들의 ‘직접적인’ 영향까지 더해져 생태계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지난 10월 10일에 공개한 ‘2024 지구생명보고서’를 바탕으로, 지구와 생태계가 처한 상황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또다시 심각한 이야기라 송구합니다만, WWF는 해결방법을 찾아내어 함께 제안한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지구생명보고서’ 와 ‘지구생명지수’, 

WWF의 후원자이거나, 환경이나 자연에 관한 학문이나 업무에 관련된 분들은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에요. 15번째 지구생명보고서가 지난 10월 10일 전 세계 동시 공개 되었어요. 지구생명보고서는 WWF의 매우 중요한 보고서로서 WWF 활동 전략의 근간을 뒷받침하는 자료이지만, 연구가 방대하고 전문적이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희 판다들도 마찬가지랍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이것이 무엇인지 쉽게 짚어 볼게요.

자, 그럼 이번 2024 지구생명보고서에서 발표한 지구생명지수(LPI), -73%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겠어요? 전 세계적으로 조사해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야생동물 개체군 크기의 평균 변화 비율을 계산한 결과, 1970년 대비 73%나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해요. 이 숫자를 야생동물의 73%가 멸종되었다, 동물의 개체수가 73% 줄어들었다 등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에요. LPI는 동물 개체군의 다양성과 풍부함의 증가 및 감소 패턴을 조사해 평균치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생물다양성의 변화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에요. 즉, 1970년부터 2020년까지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적으로 73% 감소한 것으로 지난 50년간 약 3/4이 줄어든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생물다양성 감소 추이는 LPI 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를 통한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특정 지역의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물다양성 온전 지수(Biodiversity Intactness Index)’ 와 멸종 건수, ‘멸종률’ 등의 지표를 통해서도 생물다양성의 감소가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어요.

여러 지표를 보았을 때 많은 동식물이 멸종한 것도, 개체수가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만, LPI의 의미는 위의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생물다양성을 이루는 다양한 유전자, 종, 개체 수, 서식지 등의 풍부도가 줄어들어 빈약한 생태계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번 지구생명보고서에서는 자연이 임계점(tipping point, 티핑포인트)에 다다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컵 안의 물이 넘치기 직전의 상태인거죠. 물이 넘치기 시작하면 돌이키기 어렵게 됩니다. 

* ‘생물다양성’ 에 관해서는 지구생명보고서 21쪽과 📖지난 뉴스레터를 참고해 주세요!

2024 지구생명보고서는 현 상태의 주요 요인들 중 “식량 시스템” 에 주목했어요. 

우리가 생산하고 잡고 먹고 마시고 버리는 식량이 자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아래 그림으로 요약해 볼께요!

티핑포인트에 다다른 지구의 상태,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요. 

걱정스럽고 무기력한 기분이 드시겠지만, 중요한 것 부터 힘을 모아 해결해야 겠죠? 

2024 지구생명보고서에는 현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보전, 식량, 에너지, 금융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4가지 해결 방안을 제안하고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2024 지구생명보고서 전문’을 통해서 확인해 주세요!   

지금 콜롬비아에서는 생물다양성에 관란 국제 정상회의인 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열리고 있고, 11월에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제29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11월 25일에는 국제플라스틱 협약 체결을 위한 마지막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우리나라 부산에서 열립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국제 회의를 통해 과감한 규정과 계획을 수립하고, 각국이 충실히 이행하며 자금을 확보하여 필요한 곳에 지원해야 합니다. 지구는 하나이고 자연은 연결되어 있기에 어느 누구 한사람,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어요. 전세계의 모든 국가 및 정부, 기업, 시민단체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들 각 개인들의 지지가 중요해요. 소비자로서 유권자로서 그리고 WWF의 서포터로서 참여하는 여러분들이 정부와 기업과 시민단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이자 변화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한분한분의 이름으로 지구를 지키는 힘에 함께 해 주세요. 

💪 지구를 지키는 힘 WWF